오필리아,
사는 게 햄릿이지
푸른 목숨 감싼 황색 빌로드,
싹이 돋을 때마다 기억을 묻는 거야
하나도 버리지 못한 채
구구절절 싸 들고
길 위에 새기는 삶의 지문
오필리아,
우린 겨우 어깨를 맞대고
마치 전부인양 사랑을 노래해야 해
모든 간격들은 단지 한 뼘인데
그것들이 얼마나 먼지
온몸으로 간격을 메우며
증언해야 해
오필리아,
물속으로는 가지 말자
물의 무덤은 너무나 차가워
죽음까지 시린….
오필리아,
이 헐거운 손짓
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
모든 것이 무죄여야 해