오필리아

2018. 2. 9. 08:51 from 카테고리 없음

오필리아,

사는 게 햄릿이지

푸른 목숨 감싼 황색 빌로드,

싹이 돋을 때마다 기억을 묻는 거야

하나도 버리지 못한 채

구구절절 싸 들고

길 위에 새기는 삶의 지문


오필리아,

우린 겨우 어깨를 맞대고

마치 전부인양 사랑을 노래해야 해

모든 간격들은 단지 한 뼘인데

그것들이 얼마나 먼지

온몸으로 간격을 메우며

증언해야 해


오필리아,

물속으로는 가지 말자

물의 무덤은 너무나 차가워

죽음까지 시린….


오필리아,

이 헐거운 손짓

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

모든 것이 무죄여야 해

Posted by Pesadilla :